워킹맘, 승진을 포기하지 않기로 한 날- 나는 시간부터 다시 보기로 했다
워킹맘이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존경의 대상이지만, 정작 그 당사자에게는 늘 압박과 죄책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이름이다. 회사에서는 프로페셔널함을 요구하고, 집에서는 엄마로서 완벽하길 기대받는다. 특히 승진을 앞둔 시기에는 이 두 역할의 충돌이 본격화된다. 나는 회사에서 중간관리자로 근무하고 있고, 아이는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중이다. 어느 날, 팀장이 나를 따로 불러 승진 검토 대상이라고 알려줬을 때, 기뻤지만 동시에 ‘내가 지금 그런 여유가 있나?’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워킹맘이 승진을 준비한다는 건 단순히 역량을 키우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과 에너지라는 자원을 재배분하는 일이었다. 승진은 업무 외적인 것들도 챙겨야 한다. 조직 내 관계관리, 보고서 작성 스킬, 발표 역량, 평판 관리 등. 이 모든 것을 준비하려면 무엇보다 시간의 구조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이전까지의 시간 관리는 ‘생존’에 가까웠다. 아이 깨우고, 밥 먹이고, 등원시키고, 출근하고, 퇴근 후 또 돌봄. 하루가 끝나면 쓰러지듯 잠드는 삶이었다. 하지만 승진을 목표로 삼자, 나는 내 하루를 철저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내가 낭비하고 있는 시간은 없는가, 숨은 시간은 어디에 있는가, 이런 질문부터 던졌다.
하루를 15분 단위로 분석해 보니 의외로 의미 없이 지나가던 시간이 많았다. 출근길 대중교통 안에서 멍하니 있는 시간, 점심시간 직후의 무의미한 휴식, 아이가 잠든 후 스마트폰을 스크롤만 하던 시간. 나는 이 시간들을 **‘투자형 시간’**으로 바꾸기로 했다.
승진은 단기간의 몰입이 아닌 지속적인 성장의 결과이기 때문에, 하루의 구조를 바꾸는 것은 워킹맘에게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강력한 전략이 된다. 단순히 더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더 적게 흩어지는 것이 중요했다.
워킹맘에게 필요한 시간 전략은 ‘병렬화’가 아니라 ‘우선순위 재편’이다
워킹맘의 가장 큰 착각 중 하나는 ‘멀티태스킹이 능력’이라는 생각이다. 나도 그랬다. 출근길에 이메일 확인, 퇴근하면서 아이 간식 생각, 저녁 먹이면서 보고서 내용 정리. 늘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결과는 항상 지쳐 있는 나였다. 멀티태스킹은 실제로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처럼, 내가 동시에 처리한다고 생각한 모든 일은 절반의 집중만 받고 있었다. 결국 나는 ‘병렬처리’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방향을 바꿨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시간 블로킹(Time Blocking)이었다. 하루를 시간 단위로 잘게 쪼개, 그 시간에 어떤 역할을 할지를 명확히 정해놓는 방식이다. 오전 8시 9시는 출근 준비와 아이 등원, 오전 9시 12시는 회사 핵심 업무, 오후 1시 2시는 부서 간 커뮤니케이션, 오후 3시 4시는 승진 관련 문서 정리나 발표 준비 등. 이 시간표는 종이 플래너가 아니라 구글 캘린더에 기록했고, 가족과 팀원들에게도 공유해 “이 시간에는 이 일을 하고 있으니 방해받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주었다.
두 번째 전략은 월간 루틴화 작업이었다. 일주일 단위로는 늘 긴급한 일에 쫓겨서 장기 계획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매월 1일에 ‘승진 준비용 월간 목표’를 정하고, 주간 목표로 쪼갠 다음 월말에는 무조건 1시간 리뷰 시간을 가졌다. 이 시간은 아이가 자는 일요일 밤 10시~11시로 정해놓고, 나 혼자 조용한 공간에서 지난 한 달을 되돌아봤다. 이 시간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내 커리어의 방향을 재정비하는 결정적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적용한 전략은 **‘시간 연동형 자료 수집’**이다. 보고서나 발표자료를 위한 인사이트, 팀 조직관리에 대한 리더십 자료, 사례 분석 등을 출근길이나 점심시간에 ‘듣기’ 기반으로 소비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활용해 비공개 재생목록을 만들고, 관심 분야의 영상을 출퇴근 중 틈틈이 들었다. 이 방식은 눈이 아닌 귀로 정보를 소비할 수 있어서, 손이 자유롭지 않은 워킹맘에게 최적화된 방법이었다.
워킹맘의 승진을 위한 준비는 업무 ‘외부’에 있다
워킹맘으로서 가장 흔하게 빠지는 함정은 ‘일만 열심히 하면 승진하겠지’라는 기대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승진은 단순한 실무 능력의 합이 아니라 조직 내 존재감과 영향력의 총합이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업무 외적인 요소가 승진에서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승진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면서 ‘조직 내에서 보이는 나’를 의도적으로 설계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로 시도한 것은 내 이름으로 기획 문서를 만들고 사내에 공유하는 것이었다. 기존에는 상사의 지시에 따라 문서를 작성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내가 먼저 제안서를 만들고, 타 부서와 협업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해 사내 커뮤니케이션 툴(슬랙, 그룹웨어 등)에 공유했다. 예를 들어 “육아 중인 직원들을 위한 유연 근무 시범 안”을 작성해서 팀 리더들에게 의견을 묻는 식이었다. 이 활동은 내가 ‘문제 해결형 인재’로 인식되도록 만들었고, 실제로 상사의 시선도 달라졌다.
두 번째는 내 시간과 감정 에너지의 ‘우선순위’를 가족에게도 공유하는 일이었다. 이전에는 ‘엄마니까 당연히 집에서는 집안일, 육아, 교육 다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승진을 준비하면서, 나는 남편과 부모님에게 “이번 6개월 동안은 내 커리어의 중요한 시기”라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아이 하원 도우미를 주 2회 요청했고, 주말 한 타임은 남편이 독박육아를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이해와 지지는 시간 확보라는 기술적 측면을 넘어, 심리적 무게를 덜어주는 힘이 되었다.
세 번째는 인맥 네트워크 정리 및 확장이었다. 기존에는 육아와 직장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확장할 여유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승진을 목표로 하자, 자연스럽게 조직 외부와의 연결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래서 커리어 관련 세미나, 온라인 커뮤니티, 직무 관련 뉴스레터 등을 정기적으로 구독하고, 한 달에 한 번은 동종 업계의 지인과 커피챗을 가지는 것을 루틴으로 만들었다. 이 활동은 조직 내 사고에 갇히지 않고, 나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거울이 되어주었다.
워킹맘에게 승진은 가능성이 아니라 전략이다
많은 사람들은 워킹맘이 승진하는 건 운이 좋았거나, 특별히 뛰어난 누군가의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로는, 워킹맘의 승진은 전략과 구조의 싸움이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24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배분하고, 무엇에 집중하며, 누구의 도움을 받을지를 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 가장 먼저 “오늘의 중요한 한 가지는 무엇인가”를 정했고, 그것만큼은 반드시 끝내는 하루를 만들었다. 그렇게 하루, 일주일, 한 달이 쌓이면서 점점 내 위치도 바뀌었다.
승진은 어느 날 갑자기 오는 게 아니다. 스스로를 조직 내에서 ‘필요한 사람’으로 각인시키고, 그 역할에 걸맞은 준비를 하는 사람에게 기회가 찾아온다. 워킹맘이라고 해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시간 안에서 ‘나를 위한 전략’을 실행하는 워킹맘만이 성장할 수 있다.
나는 승진을 통해 단순히 연봉이 오르거나 직급이 바뀐 것 이상의 것을 얻었다. 그것은 “나는 여전히 커리어를 포기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다”는 자신감이었다.
당신도 워킹맘이라면, 오늘부터 아주 작게 시작해보자.
15분이라도 ‘당신을 위한 시간’을 달력에 넣는 순간,
당신의 커리어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승진은 시스템이고, 워킹맘은 그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다.
'워킹맘의 생존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워킹맘이 집에서 가능한 부업 리스트 (0) | 2025.07.10 |
---|---|
워킹맘을 위한 하루 10분 자기계발 방법 (0) | 2025.07.09 |
워킹맘의 효율적인 영어교육법 (0) | 2025.07.06 |
워킹맘이 유용했던 택배 정기배송 아이템 (1) | 2025.07.04 |
워킹맘의 템플릿 수익화 도전기 (0) | 2025.07.03 |